가장 빨리 봄을 만나볼 수 있는 남도로 떠나볼까

꽃길 따라 맛길 따라 남도 봄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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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2-2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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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포시 봄이 내려앉는다. 봄의 전령 매화도 봉우리를 틔우며 겨울에 작별을 고한다.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다가오는 봄을 견딜 수 없다면 봄을 마중 가자. 가장 빨리 봄을 만나볼 수 있는 남녘은 곳곳이 수채화처럼 물들어가고 밥상 가득 산해진미가 차려진다. 각양각색의 봄을 뽐내는 남도로 떠나보자.

(사진=완도군청)
(사진=완도군청)

섬과 바람의 노래 거제·통영·남해 

가는 곳마다 감탄하는 ‘거제8경’

겨울에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날이 없을 만큼 거제는 따뜻하다. 온화한 날씨와 어울리는 비경은 가는 곳마다 감탄을 자아낸다. 그중 으뜸은 신선대다. 해금강테마박물관에서 이어진 작은 산책로를 따라 정취에 취해 있자면 어느새 신선이 된다. 굽이치는 해안이 최고의 비경을 벗 삼아 신선이 풍류를 즐겼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멀리 보이는 다도해와 하얀 파도가 기암괴석에 부딪히는 것을 보고 있자면 시름이 절로 잊힌다. 차로 5분 정도 이동하면 분위기가 이국적인 ‘바람의 언덕’과 마주한다. 바람의 언덕은 원래 띠가 덮인 언덕이라 하여 ‘띠밭늘’로 불렸으나 2002년경부터 지명이 바뀌었다.

섬은 이제 더는 외롭지 않다. 쪽빛 물결 일렁이는 바다 끝에 봄바람이 실려 오며 관광객의 발길도 이어진다. 1968년에 생긴 우리나라 최초의 해상국립공원인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위치한 외도에 가면 약 3만 3057㎡(1만 평)의 식물원과 편의시설이 조성되어 있다. 그중에도 외도 보타니아에서는 40여 년간 가꿔온 희귀 아열대 식물이 자라고 있다. 지중해 한 해변을 옮겨놓은 듯한 이국적인 조경으로 1년 내내 꽃이 지지 않는다.

거제 바람의 언덕.(사진=거제시청)
거제 바람의 언덕.(사진=거제시청)

통영 문화마당 강구안에 전시된 거북선.(사진=통영시청)
통영 문화마당 강구안에 전시된 거북선.(사진=통영시청)

예술가의 흔적 따라 ‘남망산·전혁림미술관’

‘한국의 나폴리’ 통영은 시인 김춘수, 소설가 박경리, 미술가 전혁림 등 걸출한 예술인들을 배출한 지역으로 예술과 바다가 어우러진 곳이다. 예술가들이 즐겨 올랐을 남망산에 오르면 오밀조밀한 통영 풍경을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다. 통영에 가면 거쳐 갈 수밖에 없는 강구안 일대도 눈에 들어온다. 남망산 조각공원에 앉아 개성 있는 작품들을 만나고 있자면 솔솔 불어오는 바람 따라 새봄이 느껴진다. 또 봉평동에 위치한 현대미술작가 전혁림미술관도 방문해보자. 미술관 건축에 ‘가장 통영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작가의 신념이 반영되었다고 한다.

봄의 희망을 불어넣는 ‘동피랑마을’

통영이 처음인 사람도 한눈에 통영을 알아보는 곳이 ‘동피랑마을’이다. 각종 드라마와 광고로 유명해진 이 지역은 재개발지역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지금은 대중에게 익숙해진 공공미술을 골목문화에 반영한 선두주자라 할 수 있다. 동피랑은 동쪽에 있는 비랑(비탈)이란 뜻으로, 마을이 굽이굽이 골목길로 이어져 있다. 개성 넘치는 벽화를 보고 있자면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사람들을 따라 줄줄이 마을을 오르는 재미도 쏠쏠하다. 동피랑마을은 때마다 새로운 벽화로 옷을 갈아입어 다시 찾는 사람도 새로움을 느낄 수 있다. 천천히 벽화를 감상하며 구석구석 돌아보면 1시간 정도 소요된다.

통영 동피랑마을.(사진=통영시청)
통영 동피랑마을.(사진=통영시청)

통영도 식후경

볼거리, 먹을거리를 즐기다 보면 통영의 하루는 짧다. 중앙시장과 서호시장 일대에서 판매하는 우짜(우동 위에 짜장을 부은 음식), 빼떼기죽(말린 고구마, 팥, 강낭콩을 끓인 죽)은 통영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다. 통영이 원조인 멍게비빔밥이나 충무김밥을 먹으며 원조의 내공을 느껴보는 것도 즐겁다. 관광객 손마다 들려 있는 꿀빵은 주전부리 역할을 톡톡히 한다. 해산물을 좋아하는 애주가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는 통영식 술 문화 다찌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 술을 시키면 안주가 딸려 나오는데 술병이 늘면 안주도 늘어난다. 내륙인에게는 귀한 해산물이 한 상 차려진다.

중앙시장에 전시된 각종 해산물.(사진=통영시청)
중앙시장에 전시된 각종 해산물.(사진=통영시청)

육지와 보물섬을 잇다, 남해대교

남해는 1973년 남해대교가 놓이기 전까지는 섬이었다. 현재는 하동과 남해를 잇는 남해대교, 삼천포와 창선도를 잇는 창선·삼천포대교가 육지와 연결해 남해는 섬 아닌 섬이 됐다. 흔히 남해를 보물섬이라고 한다. 우선 봄의 보물은 남해대교가 이어지는 벚꽃터널이다. 붉은 옷을 입은 남해대교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다리를 거론할 때 빠지지 않는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남해대교를 건너면 다리가 끝나는 지점에서 벚꽃터널이 시작된다. 해안도로를 따라 가득 핀 벚꽃 때문에 하늘이 분홍색으로 보인다. 특히 충렬사 쪽 왕지마을 벚꽃길이 아름답다.

농사짓는 바닷가 ‘다랭이 마을’

가천 다랭이 마을은 바다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고깃배 한 척 찾아볼 수 없다. 이곳은 해안절벽을 끼고 있어 방파제나 선착장을 만들 데가 없다. 따라서 주민들은 생계를 위해 고기잡이 대신 척박한 땅을 개간해 농사를 지었다. 계단식 논을 일컫는 ‘다랭이’는 그렇게 시작됐다. 자투리땅조차 아까워 들쭉날쭉 생긴 680여 개 논 사이로 산책로와 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이어 마을의 명소 암수바위, 구름다리, 몽돌해변 등을 돌아보는 데 1시간 정도 걸린다. 다랭이 마을에서 직접 재배하는 유자로 만든 막걸리가 여행객의 흥을 돋운다.

들어는 봤나? 죽방멸치

남해에 가면 멸치를 꼭 먹어야 한다. 멸치는 성질이 급해 바다를 떠나면 금방 죽는다. 우리는 보통 말린 멸치를 접하지만 산지에서 회나 쌈으로 만나는 멸치는 귀하신 분(?)이다. 특히 물살이 드나드는 좁은 바다 물목에서 대나무발 그물을 사용하는 원시 어업법 ‘죽방렴’으로 잡은 멸치는 스트레스를 덜 받아 신선하고 맛도 좋다. 부드러우면서 먹는 맛도 있고 달콤새콤한 멸치회는 봄날이 제격이다. 사시사철 맛볼 수 있는 멸치쌈밥은 멸치에 대한 편견을 깨줄 것이다.

독특한 원시 어업법 죽방렴.(사진=남해군청)
독특한 원시 어업법 죽방렴.(사진=남해군청)

남도 바닷길의 완성 여수·순천·완도 

바다 위에 핀 꽃 한 송이, 오동도

3~4월 붉은 동백이 물드는 바다의 꽃섬 오동도는 여수를 대표한다. 한려해상공원의 시작이자 끝이기도 하다. 섬에는 동백나무, 시누대 등이 울창하다. 3000여 그루의 동백나무는 3월 중순경이면 섬을 뒤덮으며 절정을 이룬다. 붉은 동백꽃에 취해, 낭만에 취해 데이트하기도 딱 좋다. 오동도에 진입하는 방법은 동백열차, 유람선, 모터보트 등이 있다. 산책로가 잘되어 있어 바닷바람을 맞으며 15분가량 걸어 들어가는 것도 좋다. 힐링이 무엇인지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오동도를 구경 후 게장덮밥, 갈치조림정식, 키조개 샤부샤부를 먹어야 한다. 여수 여행의 ‘인증식(食)’이랄까.

동백나무로 유명한 여수 오동도.(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동백나무로 유명한 여수 오동도.(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밤이 더 빛나는 여수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감미로운 버스커버스커의 노래만큼이나 청춘남녀에게 여수의 밤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사실 여수 밤바다는 사시사철 각기 다른 매력이 있어 어느 계절 하나를 꼽기가 힘들다. 다만 따뜻한 봄바람 불어오는 모래사장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눌 기회를 놓치면 섭섭하지 않을까. 여수 야경은 돌산공원이 단연 으뜸이다. 낮에는 고요하고 밤에는 빛이 빚어내는 향연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특히 밤에 해양케이블카를 타고 둘러보면 거북선대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멋진 조명과 여수 시내 야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색색의 케이블카 자체가 멋진 조명이기도 하다.

순천을 수놓는 꽃바람, 선암사·송광사

봄이 되면 선암사 돌담길은 홍매화 꽃길로 변신한다. 선암사는 ‘화훼사찰’이라 불릴 만큼 백매화, 백목련, 산수유 등이 사찰을 수놓는다. 선암사에는 대웅전, 팔상전, 원통전, 일주문 등 아름답게 잘 보존된 문화재가 많으며 꽃과 어우러진 풍경이 과거시대를 걷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그중 매화를 실컷 감상할 수 있는 곳은 팔상전과 원통전, 각황전 주변이다. 이렇게 선암사에서 시작된 순천 꽃바람은 한국의 삼보사찰 가운데 하나인 송광사 벚꽃에서 절정에 이른다. 송광사는 봄에, 해인사는 가을에 아름답다는 ‘춘송광 추해인(春松廣 秋海印)’이란 말도 있다. 벚꽃이 제법 풍성하게 필 무렵 벚꽃길 드라이브를 권한다.

구례 산수유꽃 축제.(사진=구례군청)
구례 산수유꽃 축제.(사진=구례군청)

느림의 미학, 완도 ‘청산도’

하늘, 바다, 산의 푸름이 펼쳐진 섬 청산도. 느림의 미학이 느껴지는 ‘청산도’에서는 매년 4월 슬로길 축제가 열린다. 이 길은 마을 간 주민들이 이동할 때 이용되던 길로,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절로 발걸음이 느려진다 하여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봄이면 길 주변에 펼치진 유채꽃과 바다의 조화가 눈부시게 다가온다. ‘완도’ 하면 전복이다. 청산도 역시 전복 양식장이 많다. 해녀들이 물질한 갓 잡은 해산물 또한 싱싱한 맛을 전해준다.

전복회.(사진=완도군청)
전복회.(사진=완도군청)

숨겨진 맛의 비밀 장흥·보성 

산과 바다의 풍류에 맛까지 더해진 정남진

장흥 정남진 전망대는 우산도 관광지구에 있어 다도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수상가옥을 보유한 전국 최초의 해양낚시공원이 있어 낚시인들에게 인기가 좋다. 또 아름다운 머리 장식을 얹은 듯하다는 이름의 천관산은 숲과 계곡이 화려해 산악인들에게 인기가 좋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정남진에서 열리는 토요풍물시장은 장흥의 명소로 손꼽힌다. 저렴하고 품질이 좋은 토요시장 한우판매장에서는 토요일마다 소를 잡는다. 가게마다 가격이 같으니 발길 닿는 곳으로 일단 들어가서 ‘삼합구이’를 주문해야 한다. 장흥 특산품인 키조개, 표고버섯, 소고기가 하나 된 삼합구이는 장흥에서만 맛볼 수 있다.

천관산 기암.(사진=장흥군청)
천관산 기암.(사진=장흥군청)

눈, 코, 입으로 밀려드는 봄맛, 보성

보성 하면 초록 융단의 녹차밭부터 떠오른다. 보성은 예로부터 차나무가 자생하여 녹차를 만들어왔다. 웰빙 열풍과 함께 인기를 더해가는 보성 차밭에서는 해마다 5월이면 녹차축제인 ‘다향제’가 열린다. 차 산업의 선도주자 보성의 잘 몰랐던 또 다른 얼굴은 그 유명한 벌교 꼬막의 본산지라는 것이다. 보성군 벌교읍은 소설 <태백산맥>의 주 무대다. 소설과 함께 벌교 꼬막도 덩달아 유명해졌다. 청정 갯벌에서 생산되는 벌교 꼬막은 육질이 쫄깃하고 맛이 좋다. 향긋한 봄나물이 넘쳐나는 요즘 꼬막과 함께 쓱쓱 비벼 먹으면 봄의 향취를 느낄 수 있다.

남도 봄맞이 지역 축제 

광양 국제매화문화축제
전통예술 공연과 문화교류행사로 확산 추진해 남도의 품격이 묻어나는 광양만의 독특한 맛과 멋스러운 축제가 펼쳐진다.
· 기간 : 3월 11~19일
· 장소 : 전남 광양시 다압면 지막1길 55 
· 문의 : 061-797-1987

구례 산수유꽃 축제
산수유 꽃말인 ‘영원한 사랑’을 주제로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지리산 자락을 온통 노랗게 물들이는 3월 중순경이면 지리산 온천관광지와 산수유 군락지 일원에서 축제가 열린다.
· 기간 : 3월 18~26일
· 장소 : 전남 구례군 산동면 상관 1길 45 
· 문의 : 061-780-2726~7

남해 설천참굴축제
‘바다의 우유’ 굴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설천참굴축제는 올해 2회를 맞이한다. 굴요리대회, 보물찾기 등을 마련해 다양한 해산물을 먹는 재미와 즐기는 재미를 동시에 선사한다.
· 기간 : 4월 1~2일
· 장소 : 경남 남해군 설천면 문항어촌체험마을 일원

진해 군항제
봄 축제에 진해 군항제가 빠질쏘냐. 4월 진해는 벚꽃 천지다. 흐드러진 벚꽃부터 활짝 핀 후 떨어지는 꽃비까지 진해는 환상적으로 변한다. 군악대의 ‘군악의 장 페스티벌’도 진해 군항제에서만 볼 수 있다. 
· 기간 : 4월 1~10일
· 장소 : 경남 창원시 진해구 통신동  
· 문의 : 055-225-4086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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