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들의 영웅적 삶

<페스티벌284 : 영웅본색英雄本色>

정부의 정책을 평가해주세요. 0점(0명 참여)

  • 운영자
  • 2016-12-01 11:06
  • 스크랩
  • URL

영웅이라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박찬호나 김연아 같은 스포츠 스타, 영화 어밴져스에 나올 법한 슈퍼히어로, 유관순이나 안중근 같은 독립투사 등 머릿속을 스쳐가는 인물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또 다른 질문을 드리겠다. 당신의 영웅은 누구십니까?” 만약에 필자가 이러한 질문을 받았다면, 쉽게 답하지 못할 것 같다. 앞서 떠올린 수많은 인물은 흔히 영웅이라 불리긴 하지만 나의영웅은 아니기 때문이다. 모두들 어떤 영웅을 마음에 품고 있을지 궁금하다. 우리들의 영웅 스토리를 찾아 <페스티벌284 : 영웅본색英雄本色>으로 떠나자!

포스터 ⓒ문화역서울 284

<페스티벌284 : 영웅본색英雄本色>'평범한 사람들의 영웅적 삶'을 주제로 오늘날 우리들의 진정한 영웅에 관한 이야기를 전시, 공연, 영화 등의 프로그램으로 엮어 모두가 참여하고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융복합예술 페스티벌이다. 구 서울역사를 개조한 문화역서울 284에서 진행된다. '영웅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사색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들이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다. 영웅에 대한 선입견을 깨줄 작품들을 미리 만나보자.

평범한 자취생의 방. 그런데 책장을 밀면......! ⓒ장경아
책장을 밀면 나오는 비밀기지. 지우맨으로 변신한 지우 작가. ⓒ장경아
<지우맨 프로젝트: 영웅되기> - 장지우

아이돌 브로마이드가 붙어있고, 책상에는 토익 책이 놓여있는 평범한 자취생의 방. 하지만 책장을 밀어보면.....지우맨이 등장한다! 평범한 방은 알고 봤더니 영웅으로 변신하기 위한 비밀기지였다. 책장 뒤 숨겨진 비밀 공간에서 작가 장지우가 변신한 '지우맨'의 활약상을 볼 수 있다. 파워레인저 같은 복장을 하고 악당을 물리치는 지우맨. 파워레인저는 어릴 적 많은 남자아이들의 우상이었다. 젊은 작가의 귀여운 상상에 웃음이 나오기도 하지만, 결국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건 평범한 우리 안에 영웅이 존재한다는 것이 아닐까.

최평열 씨의 조각상. 평범한 70대 노인의 모습이다.ⓒ장경아
프로젝트 <최평열 과장 기념관> - 모조 시념사업회(최수앙 외 5인)

문화역서울284의 귀빈실 공간이 한 인물의 기념관이 되었다. 방 한가운데 놓여있는 인물 조각상, 멋들어진 액자 안에 끼워진 인물의 초상화, 벽면을 둘러싼 인물의 일대기... 기념관의 주인공은 바로 작가 최수앙의 아버지 최평열 씨이다. 최평열 씨는 평범한 70대 노인이지만, 작가의 마음속에서는 영원한 영웅이다. 우리 주변 인물도 얼마든지 영웅이 될 수 있다.

오드리햅번의 사진. 사실 이는 수백 명 의 피부 조각으로 이뤄진 외형이다.ⓒ장경아
<가상극장> - 장웨이

스티브잡스, 오드리햅번, 마릴린먼로 등 세계의 유명 인사들의 흑백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하지만 사실, 이것은 그들의 사진이 아니다. 장웨이 작가는 중국인 300여 명을 촬영한 인물 사진에서 피부와 머리카락 등 몸의 일부를 가져와 컴퓨터로 조합하여 유명인의 얼굴을 만들어내었다. 평범한 사람들의 얼굴 이미지는 사라지고 새로운 가상의 초상화가 탄생한 것이다. 외형은 이 시대의 영웅들이지만, 이는 껍데기일 뿐이다. 그들의 얼굴을 구성하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몸의 일부이다. 정해진 영웅이란 게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스스로 영웅이 되는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 사진 속 이들의 미소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장경아
<에스꼴라 알레그리아(기쁨의 학교)> - 채승우

이 작품은 '스스로 영웅이 되는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작가의 답변이다. '에스꼴라 알레그리아'는 기쁨의 학교라는 뜻으로, 홍대 권역에서 10년째 활동하고 있는 브라질 음악 동아리이다. 이들은 브라질 음악 즐기고 만들며 즐겁게 인생을 살아간다. 작가에게는 자신만의 인생을 찾아 즐겁게 살아가는 이들이 바로 영웅이다. 영웅은 먼 곳에 있지 않다.

관객의 사진으로 이뤄진 전시. 그들의 영웅과 사진을 합성해주었다. ⓒ장경아
아내와 함께 찍은 사진. 제목은 '단짝'. 삶의 든든한 동반자가 곧 당신의 영웅이다ⓒ장경아
관객참여전시 <만다라 영웅 프로젝트> - 김광수

문화역서울 284을 나서면 야외에 설치된 큰 파빌리온이 보인다. 전시기간 동안 설치된 광장 파빌리온에 참여한 선착순 100명의 사진과 전시 관람객 100명의 사진으로 이뤄져 있다. 사진 속에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연예인, 누군가의 아들과 딸, 부모님, 친구가 있고, 이들의 사진을 들고 활짝 웃고 있는 관람객의 사진이 있다. 각자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소중한 존재. 무엇을 동경하든, 무엇을 사랑하든 우리는 마음속 환한 빛이 되어주는 무언가를 지닐 자격이 있다.

'파우스트 되기' 방 안을 가득 매운 파우스트 속 문장들. ⓒ장경아
관객 참여 연극 <파우스트 되기 BEING FAUST-ENTER MEPHISTO> - 놀공

당신의 스마트폰을 켜고 메피스토의 상점에 입장하세요. 돈으로 살 수 없다는 세상의 모든 가치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파우스트 되기>는 관객의 참여로 완성되는 독특한 연극이다. 정확히 말해서 일종의 게임과 같다. 관객은 괴테의 <파우스트> 주인공이 되어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하나씩 사들인다. 방 안을 돌아다니면서 자신이 선택한 가치 카드에 부합하는 문장을 스마트폰 어플로 사면 된다. 문장을 살 돈은 핸드폰 주소록에 있는 친구들을 팔면 얻을 수 있다. 문장을 가장 많이 산 사람이 이 게임의 우승자!

자신의 가치에 부합하는 문장을 찾고 있는 관객. 스마트폰 어플로 문장을 구매할 수 있다.ⓒ장경아

방 안에는 <파우스트> 속 문장이 빼곡히 적혀 있다. 문장을 읽어내려 가면서 내가 선택한 가치와 맞는지 판단하고 신속하게 구매해야 한다. 70분의 러닝타임 동안 사람들은 문장을 사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한 권의 책으로 읽기에는 막막했을 고전의 문장이 게임을 통하니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심지어 흥미롭게 느껴졌다. 다들 어느 순간 게임에 몰입하여 문장을 마구 사들이고 있었다. 게임이 끝난 관객들의 얼굴은 열중한 나머지 발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모두가 하나같이 생각보다 재미있다며 즐거워했다.

사람들이 구매한 문장들이 화면에 떠있다. 사진 속 문장은 '사랑'관련.ⓒ장경아

관객은 게임을 통해 19세기 고전문학을 새롭게 마주할 수 있었다. 게임 안에서 스스로의 선택을 통해 내 삶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나의 가치관은 무엇인가?”, “나는 내가 추구하는 가치들을 위해 어떤 대가를 지불할 수 있는가?”에 대해 돌아보게 되는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이 외에 인간의 비영웅적 요소에 대해 고찰해볼 수 있는 무용 <보통 미친 목소리>, 우리를 둘러싼 세상과 사물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던져주는 인형극 <봉지 안에 손>, 그리고 다양한 영화도 준비되어 있다. 자세한 일정은 문화역서울 284 누리집(아래 링크)을 참고하길 바란다.

기사를 마치며

작품 안에 드러난 영웅의 모습은 모두 달랐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보통의 존재란 것이다. 보통 사람과 영웅을 가르는 기준은 정해져 있지 않다. 이를 바라보는 고정된 관념이 있을 뿐. 역사가 알려준 사람이 아니어도, 온 세상이 떠받드는 인물이 아니라도, 우리는 마음속에 영웅 하나쯤은 품을 자격이 있다. 모두들 마음속 환한 불빛이 되어줄 영웅을 찾아보길 바란다.

[기획프로그램] 페스티벌284: 영웅본색英雄本色 A Better Tomorrow
기간 : 124()까지
장소 : 문화역서울 284 전관, 광장
관람시간 : 10:00~19:00 월요일 휴관 / 무료관람
공연 및 영화의 자세한 일정은 누리집에서.
www.seoul284.org/blog/expo/%EA%B8%B0%ED%9A%8D%ED%94%84%EB%A1%9C%EA%B7%B8%EB%9E%A8-festival284/ 

문화 관광 문화

0
정부의 정책을 평가해주세요.

이용약관

개인정보취급방침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사이트맵

뉴스
이용안내
회원서비스